CB·BW등 '잠재주식' 증시에 물량압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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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최근 전환사채 (CB) 나 신주인수권부사채 (BW) 등 주식관련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장차 주식으로 매물화될 이른바 '잠재주식' 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증시에 물량압박을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잠재주식으로 인해 해당종목의 주당순이익이나 경영권지분의 안정성을 떨어질 소지가 큰 만큼 외국의 경우처럼 '잠재주식을 감안한 주당순이익' 을 공표토록 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현황 =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현재 7백74개 상장법인중 주식전환되지 않은 CB나 신주인수권이 행사되지 않은 BW를 떠안고 있는 회사는 29.1%인 2백25개사에 달했다.

이러한 잠재주식 물량 (해외발행분 제외) 은 모두 4억3천1백81만주로 집계됐다.

이는 이들 2백25개사의 총상장주식수 27억6천8백77만주의 15.6%이며, 전체상장사 상장주식 총계 85억9천8백44만주의 5.0%에 달한다.

잠재주식비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정풍물산으로 상장주식수 48만주에 미전환주식수가 2백92만주나 돼 무려 6배를 넘었다.

정풍물산을 비롯해 대한알루미늄.한라시멘트.NK디지탈.현대종합목재등 5개사가 상장주식보다 잠재주식수가 많았다.

이 밖에 잠재주식비율이 50%이상인 회사는 미도파등

◇ 문제점 = 장래 특정 시점에 주식으로 바뀔 잠재주식이 늘어난다는 것은 향후 많은 종목들의 주당순이익과 주가가 떨어질 공산이 크다는 이야기가 된다.

따라서 주식투자자들도 어느 기업이 CB나 BW를 많이 발행하는지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잠재주식 급증으로 해당종목의 내재 (內在)가치등 투자변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만큼 일본의 경우처럼 이러한 요인을 반영한 재무제표를 작성토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고 제언했다.

일본의 경우 근래 CB등의 발행이 봇물을 이루면서 대장성은 지난해 3월 결산기부터 상장사 사업보고서에 '잠재주식조정후 주당순이익' 수치를 명시하도록 의무화한 바 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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