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洋 성장 유전자 이식,슈퍼 돼지 첫 탄생…농업진흥청·건국대 연구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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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산양의 성장 유전자가 이식된 형질전환 돼지 3남매 (수컷 1마리.암컷 2마리)가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태어났다.

형질전환이란 암컷의 수정란에 다른 동물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주입해 유전자가 바뀐 것을 뜻한다.

농촌진흥청 축산기술연구소 장원경 (張原敬) 박사팀과 건국대 정길생 (鄭吉生) 교수팀은 1일 94년부터 암퇘지 2백6마리에서 채취한 1천7백51개의 수정란에 산양의 성장유전자를 주입하고 이를 다시 암퇘지의 자궁에 이식시켜 세 마리의 형질전환 돼지를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형질전환된 돼지들은 일반 돼지보다 20% 정도 더 잘 자라고 돼지고기의 지방함량도 50%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산양의 성장호르몬이 돼지의 체내에서 분비되면 같은 양의 사료를 섭취하더라도 성장이 빨라지고 지방축적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형질전환된 새끼돼지들 (생후 60일) 의 평균체중은 23㎏으로 보통 새끼돼지들의 평균 20㎏보다 15% 많이 나가는 상태다.

연구팀은 형질전환 돼지 난자의 핵을 뽑아 대량 복제한 뒤 이를 보통돼지의 핵에 집어넣음으로써 (핵 치환) 형질전환 돼지를 많이 생산할 방침이다.

축산연 박진기박사는 "지난해 우리 팀이 인간의 성장호르몬 유전자를 주입한 형질전환 돼지 생산에는 실패했었다" 며 "최근 영국에서 양 (둘리) 복제에 성공한 이후 인간유전자를 복제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거부감이 확산된 상태여서 인간 유전자 대신 산양 유전자를 이용했다" 고 밝혔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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