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타큐슈,공해 슬기롭게 극복한 도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일본에서 열번째 큰 도시인 기타큐슈 (인구 1백2만명) 는 1901년이후 중화학공업지대로 발전하면서 일본 4대 공업지대의 하나로 일본 경제번영의 상징적 존재였다.

그러나 경제성장과 산업발전은 공해문제를 가져다 줘 기타큐슈는 1965년 일본에서 가장 심한 매진강하량 (媒塵降下量.연평균 80/월.㎢) 을 기록했고 69년에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스모그 경보가 발령됐다.

또 기타큐슈 도카이 (渡海) 만은 폐쇄성 수역인데다 공장으로부터 처리되지 않은 폐수와 시민들의 생활하수가 흘러들어 그야말로 '죽음의 바다' 로 변했고 '공해마을' 시로야마 (城山) 지구에서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천식환자가 발생했다.

이처럼 공해가 심하자 가장 먼저 일어선 것은 부인단체였고 이들 단체들이 '푸른 하늘을 되찾자' 는 슬로건을 내걸고 행정기관에 개선을 요구하는등 적극적인 시민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기타큐슈시도 여기에 신속한 대응을 보여 공해대책조직을 정비하게 됐고 항상 공해를 감시할 수 있는 공해감시센터를 설치했으며, 기업체와는 '공해방지 협정' 을 맺어 도카이만 준설등 지속적이고 획기적인 환경대책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기타큐슈는 90년 국제연합환경계획 (UNEP) 으로부터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글로벌500' 을 수상하는등 공해를 슬기롭게 극복한 세계적인 도시로 탈바꿈했다.

울산 = 황선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