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경제수석 "기아 화의신청 수용 어렵다"고 입장 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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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김인호 (金仁浩) 경제수석은 23일 기아그룹의 화의 (和議) 신청에 대해 "기아처럼 규모가 거대하고 채권.채무관계가 복잡히 얽힌 상황에서는 화의제도가 적절치 않다" 고 부정적 입장을 표시했다.

金수석은 "기아가 채권단과의 협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화의신청을 한 것은 언어도단" 이라고 비난하고 "기업을 살리는데 초점이 맞춰지는 법정관리와 달리 화의는 그 방향이 기업주를 살리는 쪽" 이라고 지적했다.

金수석은 "화의신청 수용여부는 채권단이 결정할 사안으로 쉽게 결론을 내기 어렵다" 고 전제하면서도 "기아해법에 대한 정부와 채권단의 시각이 기아측과 같을 수 없다" 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 고위당국자도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측이 22일 기아의 화의신청에 동의할 뜻을 밝혔던데는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고 말하고 "여러 면에서 화의는 어려울 것" 으로 전망했다.

이 당국자는 홍콩의 국제통화기금 (IMF) 총회에 참석중인 강경식 (姜慶植)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이 귀국하는 대로 채권단과 협의해 정부의 공식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표 (金振杓) 재경원 은행보험담당심의관은 "정부가 개입할 입장도 아니며 방침이 정해진 것도 없다" 면서도 "화의제도가 대기업에 적절치 못한 것은 사실" 이라고 말했다.

박보균.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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