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식조사]中.정치·통일(1)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정치.경제상황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유례없이 어두운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일보가 1965년 창간이래 매년 창간일 (9월22일)에 맞춰 실시해온 국민의식조사에서 올해 응답자의 78.6%가 현 시국에 대해 '불안하다' , 90%가 현재의 경제상황이 '나쁘다' 고 밝혔다.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이같은 여론이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창간 32주년을 기념하는 올 국민의식조사는 전국의 1천2백명을 대상으로 8월18일부터 30일까지 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현 시국을 불안하게 느끼는 비율은 92년 6공말의 74.4%보다 높고 여소야대 (與小野大) 시절인 89년 6공초의 84.4%, 3당 합당이 있었던 90년의 80.8%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부정적 응답이 가장 많이 나온 부분은 경제에 대한 체감인식으로 불과 1.9%만이 경제상황이 '좋은 편' 이라고 답했다.

경제가 나쁘다고 한 비율은 14대 대선이 있었던 92년 81.6%보다 8.4%포인트가 높고 지난해 (70.9%) 와 비교해도 19.1%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우리 사회를 이끄는 주요기관들에 대한 국민의 불만도 여전히 높아 국회 (75.1%).여당 (68.2%).대통령 (64.8%).경제부처 (64.0%).청와대 (63.5%).야당 (54.8%) 의 순으로 '잘못하는 편' 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국회에 대해서는 2.6% 만이 '잘하는 편' 이라고 응답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는 '물가불안' (46.2%) 과 '경제성장의 둔화' (22.8%) 를 꼽았으며,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물가안정' (25.3%) 을 들어 민생안정에 대한 요구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77.9%가 '통일이 돼야 한다' 고 당위성을 인정했고 82.8%가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수준' 으로 보면서도 절대다수 (83.5%) 는 지원식량이 '군용으로 비축될 것' 을 우려했으며 따라서 식량은 '북측 태도를 봐가며 지원' 하라는 입장이 89.3%였다.

함남금호지구에 건설중인 경수로 (輕水爐) 사업에 '세금부담 의향있다' (53.5%) 는게 다수였으나 57.4%는 그렇게 하더라도 북한의 핵위협은 '사라지지 않을 것' 이라고 답했다.

김행 조사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