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필 친필 족자 일본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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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개화기 언론인 서재필(1866~1951)박사의 친필이 일본 오카야마(岡山)역에서 남쪽으로 40㎞ 떨어진 항구마을 '히비(日比)'의 시노미야 미게루(四宮滋) 집에서 발견됐다.

히비는 조선통신사 일행이 세토나이카이(瀨戶內海)를 지나가다 풍랑을 만나면 대피했던 포구로, 시노미야 집은'조선통신사 행렬도'가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오카야마대에 연구교수로 가 있는 한태문(부산대 국문과) 교수는 "최근 시노미야 댁을 방문했다가 서재필의 친필 족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내용은 당나라 현종 시대에 활동한 시인 상건(常建)이 친구 이구(李九)의 집을 찾은 감회를 적은 시 '삼일심이구장(三日尋李九莊)'을 옮겨적은 것. 끝부분에 "대조선(大朝鮮) 서재필"이라고 썼다.

시는 '우헐양림동도두(雨歇楊林東渡頭) 영화삼일탕경주(永和三日輕舟) 고인가재도화안(故人家在桃花岸) 직도문전계수류(直到門前溪水流)'. '비 개인 버드나무 숲 동쪽 나루터에서/3월 3일에 배를 띄운다/복사꽃 핀 언덕에 벗의 집이 있는데/문 앞에 배를 대니 시냇물이 흐르고 있네'(한태문 교수 번역)란 의미다.

족자 크기는 45.6×160㎝. 서재필은 1883년과 1885년 두 번에 걸쳐 일본에 갔었다.

오카야마=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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