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가장 생활고 못이겨 동생 홀로두고 투신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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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어머니가 빚을 지고 가출한뒤 채권자들의 빚 독촉으로 고통을 당하던 중학생 소년가장이 외롭게 추석을 보낸 뒤 동생을 홀로 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8일 오후9시10분쯤 대구시달서구상인동 비둘기아파트 14층에 사는 金진윤 (15.Y중3) 군이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金군의 동생 (12.중1) 은 "방에서 함께 TV를 보던 형이 안절부절 못하며 집안을 왔다갔다 하다 갑자기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 고 말했다.

숨진 金군은 지난 91년 아버지가 공장에서 안전사고로 숨지고 어머니마저 식당을 운영하다 빚을 지고 지난해 11월 집을 나간 뒤 12평 영구 임대아파트에서 동생과 살아왔다.

金군은 어머니 빚 때문에 아파트 임대보증금 (2백30만원) 까지 압류당해 아파트에서 쫓겨나야 할 판이었다.

金군 형제는 어머니가 가출한 뒤 대구시동구신암동 용정사와 상인종합사회복지관의 도움으로 살아왔으며 지난 추석도 찾아오는 사람 없이 쓸쓸하게 보냈다.

金군의 동생은 "형이 며칠 전부터 평소에 비해 말이 없었고 한숨을 자주 쉬는등 고민해왔다" 고 말했다.

학교 교사들에 따르면 金군은 성적이 중상위권으로 착실하게 학교생활을 해왔다.

대구 =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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