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에 불쾌한 서석재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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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한국당 중진인 서석재 (徐錫宰.부산 사하갑) 의원은 12일 오전 자택에서 당 대선기획단 직능본부 대책위원장단 인사가 실린 조간신문을 보다 갑자기 신문을 확 집어던져 버렸다.

불자 (佛子) 인 자신이 불교대책위원장에 임명됐음을 알리는 기사를 보고 기분이 팍 상했기 때문이다.

5선으로 민주계 좌장격인 徐의원은 이에 대해 이회창대표나 강삼재사무총장으로부터 어떤 상의도 받지 못했다.

임명사실조차 통보받지 못했다.

그는 즉각 전화기를 들었다.

민주계의 새까만 후배인 姜총장을 불러냈다.

"일을 시건방지게 할거냐" 고 호통쳤다.

그는 신문을 다시 훑어봤다.

51개 분야 대책위원장과 8개 특위 위원장 명단을 죽 읽어 내려갔다.

초선.재선의원 이름들이 숱하게 있었다.

대책위원장단의 상급자인 직능본부장은 3선의 이상득 (李相得) 의원임을 알고는 "내가 경선때 李대표를 돕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대접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는 것. 그는 당에 "나는 안한다" 는 의사를 전달했다.

姜총장은 난처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천주교인인 李대표에 대한 불교계의 반감은 크다.

기독교인인 金대통령에 대한 반감까지 얹혀진 상태다.

때문에 李대표에겐 徐의원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徐의원은 여태껏 李대표 진영에 합류하길 꺼려해 왔다.

"李대표가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작다" 고 말하고 있는 徐의원이다.

그런데 그의 감정은 더욱 나빠졌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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