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리양 유괴범 범행에서 검거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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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유괴범중 한명인 전현주 (全賢珠.28.여) 씨는 지난달 30일 오후1시쯤 서울서초구잠원동 반원초등학교 앞에서 나리양과 함께 온 공범을 만났다.

킴스클럽쪽에서 걸어온 남자 1명과 나리양을 만난 全씨는 이들과 함께 4백여m가량 떨어진 한신 신반포아파트 주차장에 도착,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에 올랐다.

승용차의 운전석과 조수석에 각각 남자가 앉아 있었고 나리양등 3명은 뒷자리 안쪽에 全씨, 중간에 나리양, 바깥쪽에 남자순으로 앉았다.

이들은 아파트단지를 한바퀴 돌아 가게에서 나리양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준 뒤 오후1시15분쯤 나리양을 학원으로 다시 올려보냈다.

오후2시50분쯤 全씨는 학원에서 수업을 끝내고 내려오는 나리양을 만나 차로 데려와 고속버스터미널 방향으로 향했다.

차안에서 나리양이 "집으로 가는 방향과 다르지 않느냐" 고 하자 "잠실의 롯데월드로 놀러가자" 고 속인 뒤 全씨의 남편 崔모 (44) 씨의 서울동작구사당동 극단사무실로 데려갔다.

31일 오후3시쯤 全씨는 서울중구명동 중소기업은행 앞에서 남자들을 다시 만나 이들이 시키는대로 공중전화로 나리양의 집에 "나리는 잘 있다" 는 내용의 전화를 걸었다.

이들과 헤어진 全씨는 오후9시쯤 서울중구충무로 명동의류에서 남자 1명과 여자 1명을 다시 만나 서울중구명동 사보이호텔 맞은편 S커피숍으로 갔다.

혼자 커피숍으로 들어간 全씨는 다시 나리양의 집으로 전화를 걸다 경찰의 발신지 추적에 걸려들었다.

경찰은 곧 커피숍으로 출동, 손님 13명의 신원을 하나씩 확인했으나 全씨는 임신 8개월의 불편한 몸과 달려온 학교 후배들의 거센 항의에 힘입어 붙잡히지 않았다.

극도로 불안해진 全씨는 1일 오전7시쯤 짐을 챙겨 서울영등포구신길동 집을 나와 여관방을 전전했다.

경찰은 S커피숍 손님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던중 全씨의 친정 부모를 통해 녹음된 음성이 全씨의 것임을 확인한 뒤 집중 추적에 나서 12일 붙잡았다.

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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