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융개혁 추진 '빨간불'…타쿠쇼쿠-홋카이도은행 합병 결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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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도쿄 = 이철호 특파원]내년 4월을 목표로 추진돼온 일본 홋카이도 타쿠쇼쿠 (北海道拓殖) 은행과 홋카이도은행의 합병계획이 10일 백지화됐다.

타쿠쇼쿠은행의 은행장등 전경영진은 합병결렬의 책임을 지고 곧 퇴진할 예정이다.

이번 합병백지화는 일본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감을 증폭시켜 일본판 '금융빅뱅' 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은행은 지난 4월1일 서로 중복되는 지점들을 통합시키는등 '감량 (減量) 합병' 을 통해 거대 지방은행으로 전문화시키기로 하고 합병위원회를 구성해 협상을 벌여왔으나 타쿠쇼쿠은행이 안고있는 거액의 불량채권에 대한 평가와 처리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왔다.

또 두 은행의 행원들이 합병에 따른 부실점포 정리와 인원삭감에 집요하게 반발, 합병을 어렵게 만들었다.

타쿠쇼쿠은행은 전체 대출액중 불량채권 비율이 13.4% (9천3백억엔) 로 일본 은행들중 경영이 가장 부실하고, 홋카이도은행의 불량채권비율도 6% (2천억엔)에 이르고있다.

모두 1백48개에 이르는 일본 민간은행의 흡수.합병을 통한 대대적인 금융기관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던 대장성과 일본은행은 이번 합병백지화로 큰 충격을 받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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