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들, 해외자산 대폭 처분…외환위기 대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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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보.기아 사태로 외화차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은행들이 경영난 타개를 위해 해외자산을 대폭 줄이고 있다.

대외신인도가 떨어지면서 해외차입 금리가 급등하자 해외 현지법인이나 지점에서 갖고 있던 자산을 팔아치우는 방식으로 외환위기를 돌파하고 있는 것이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 가운데 형편이 가장 어려운 제일은행은 지난 상반기중 해외 운영 대출채권중 20억달러를 팔아 외화자산 규모를 연초의 1백30억달러에서 1백10억달러로 감축했다.

하반기에도 10억달러 이상을 팔아치워 해외자산 잔액을 1백억달러 미만으로 줄일 방침이다.

조흥은행도 지난해말 94억달러이던 해외자산중 5억달러를 지난 상반기중 줄였다.

서울은행 역시 올 상반기중 3억달러를 줄여 해외자산 잔액을 94억달러 수준에서 운용하고 있으며, 하반기에 7억달러를 추가로 처분할 계획이다.

상업은행은 지난해말 62억달러이던 운용자산을 상반기중 57억달러로 줄인데 이어 연내 50억달러까지 추가 감축키로 했다.

이밖에 외환은행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국제금융시장 여건을 봐가면서 해외자산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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