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공단에 둘러싸인 울산시 용연초등학교 내년3월 결국 폐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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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공해공단' 에 둘러싸여 공기청정기까지 달고 수업을 해왔던 울산시남구용연동 용연초등학교 (교장 白承孝.61)가 내년 3월 결국 문을 닫는다.

울산교육청은 4일 "현재 6학급 63명의 학생이 재학중인 이 학교는 지역 주민들의 이주로 폐교한다" 고 밝혔다.

63년 5월 12학급으로 문을 연 이 학교는 서쪽 옆에 폐기물 소각처리업체인 ㈜극동, 동쪽 약 2㎞ 떨어진 곳에는 온산공단, 뒤쪽에는 금속처리제조업체인 ㈜재기등이 자리잡아 공해가 심했던 것. 공장이 크게 늘기시작한 80년대 후반부터 학생들은 구토와 복통.두통.피부병등 공해성 질환에 시달렸고 수업마저 중단하는 경우가잦았다.

특히 이 학교가 4일 공개한 지난 88년의 '양호일지' 에 따르면 연중출석일수 2백30일중 26%인 60일 정도 대기공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에 지장을 줄 정도의 공해도 연평균 20일 가량 됐다.

白교장은 "공해가 한창 심할 때는 운동장에 희뿌연 연막을 뿌린 것 같았다" 며 "교육적인 면에서 바람직하지만 공해로 인한 폐교여서 아쉬움이 많다" 고 말했다.

울산 = 황선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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