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증권사 내분 홍역…대주주들끼리 경영전략 마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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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90년대들어 국내증시의 대외개방 확대에 따라 설립러시를 이뤘던 합작 증권사가 최근 경영불화로 합작선끼리 결별을 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합작사들의 결별은 오는 99년 외국증권사의 단독진출 허용을 앞두고 이루어진것이어서 앞으로 외국 파트너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 설립된 외국합작사들로는 동방페레그린.한누리살로먼.환은스미스바니 등 3개 증권사와 쌍용템플턴.삼성JP모건등 2개 투자신탁운용회사가 있다.

이중 동방페레그린과 삼성JP모건의 경우 이미 파트너들끼리 갈라섰고 나머지도 경영불화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최근 신동방이 성원그룹에 지분을 넘겨준 동방페레그린은 설립된지 5년만에 파경을 맞았으며 지난 2월 설립된 삼성JP모건은 양측의 의견충돌로 영업개시도 못하고 반년만에 갈라섰다.

특히 동방페레그린은 홍콩측 합작선이 합작계약위반시비를 걸고 있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지난 95년 미국 살로먼증권과 자본금 5백억원으로 설립된 한누리살로먼도 올해안에 결별할 것이란 소문이 증권가에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회사 최흥균 (崔興均) 부사장은 "지난 5월 살로먼측이 공동사장제를 요구해 다소 마찰이 있었으나 이제는 협력관계가 원만하다" 고 소문을 일축했다.

합작사들이 이처럼 불협화음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파트너들끼리 출범때 서로 다른 경영전략으로 접근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형성장을 중시하는 국내대주주와 파생상품.기업금융등으로 실속경영을 주장하는 외국주주들과의 합작은 처음부터 난항이 예고돼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업무의 집행절차.관행에 따른 문화적 갈등이 해소되지 못했고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는 외국주주들과 연공서열을 앞세우는 국내 기업과의 갈등도 경영내분을 촉진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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