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항공기 추락사고] 인명피해 왜 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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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93년 아시아나항공기 목포 추락사고와 지난달 대한항공기 괌 추락사고등에 비해 이번 베트남항공 815편 추락사고에서 생존자가 1명에 그친 이유는 무엇일까. 목포 사고 때는 승객 1백10명중 40%인 44명이 생존했고,괌 사고도 승객 2백54명중 11%인 28명이 사고당시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두 사고가 지형이 험난한 산악지대에 추락했음에도 상당수의 생존자가 나온 반면 평탄한 논에 추락한 이번 사고는 오히려 어린이 1명을 제외한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항공기 추락시 피해 정도는 지형보다 항공기의 추락자세와 밀접하게 연관된다고 설명한다.

목포와 괌 사고는 착륙과정에서 추락했기 때문에 지면에 슬라이딩 (미끄러짐) 이 가능해 어느 정도 비상동체착륙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 비행기의 착륙속도는 시속 2백㎞ 정도지만 미끄러지는 과정에서 나무등 지형지물이 완충작용을 해 속도가 준 상태에서 충돌했기 때문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복행 (Go Around .재상승) 을 급히 시도하다 착륙자세를 잃고 지상에 충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재상승에 필요한 힘을 얻기 위해 엔진 출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추락, 충격이 더욱 심해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훈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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