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톱]MBC '다큐스페셜' 정신지체장애인의 성과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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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정신지체 장애인에 대한 다큐멘터리는 만들기 어렵다.

인터뷰나 당시를 되살리는 재연은 거의 불가능하다.

주제를 말하기 위해 필요한 장면이 나올때까지 제작진은 그저 기다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진솔함' 으로 채워진 화면은 그래서 더욱 감동을 준다.

4일 밤11시 MBC '다큐스페셜' 도 그들의 이야기다.

일반인들 누구도 이제까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정신지체인들의 사랑과 결혼을 다룬 '그들의 사랑할 권리 - 정신지체인의 성 (性) 과 결혼' (연출 이종현) 편. 95년 4월19일 경북 안동시 애명복지촌에서는 정신지체 장애인 6쌍의 결혼식이 치러졌다.

이들은 정신지체인 보호시설인 애명복지촌에서 살아간다.

아침이면 남편들은 복지촌에서 운영하는 축사에서 돼지.염소.개들을 돌보며 하루를 보낸다.

그동안 아내들은 스스로 청소나 빨래를 한다.

이들 부부는 가끔 시댁이나 친정을 찾기도 한다.

그럴때면 교사들이 더 걱정을 한다.

어른들 앞에서 실수를 할까봐 이른 아침부터 옷을 깨끗이 입혀주고 "이리저리 행동하라" 고 신신당부한다.

이들 부부는 모두 결혼전 불임수술을 했다.

그들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부모들의 결정이다.

아기를 낳더라도 이들 부부가 제대로 키울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유전적으로 2세 역시 정신지체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도 작용했다.

그래도 남편 김태정 (27) 씨는 말한다.

"아이가 갖고 싶어요. "

그러나 이 말은 방송에 나가지 않는다.

이종현 PD는 "정신지체인은 누구나 그렇듯 발음이 정확하지 않고 말을 몹시 힘들여 했다.

마치 제작진이 억지로 이 말을 시켰다는 오해를 살 것 같아 방송에서 제외했다" 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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