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이 연내 재상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17일 제일은행에 따르면 로버트 코헨 행장은 최근 노조에 "올 연말께 주식거래를 재개하는 시기에 맞춰 우리사주 방식으로 주식을 직원들에게 매각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상증자분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함으로써 '소액주주 200명 이상이 유동주식의 1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식분산 요건을 충족해 재상장을 하겠다는 것이다.
제일은행 주식은 공적자금 투입으로 정부가 100% 지분을 확보함에 따라 1999년 6월 25일 증권거래소에서 거래중지 종목으로 지정됐다. 이후 미국계 사모펀드인 뉴브리지 캐피털이 지분의 48.56%를 인수해 경영을 맡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지분의 일부를 직원들에게 배정해 재상장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고 직원들의 사기와 업무 성과도 높이자는 뜻"이라며 "전체지분의 51.44%를 갖고 있는 정부와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계에서는 제일은행의 재상장이 뉴브리지의 지분 매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재상장으로 주가가 정해지면 지분 가치를 쉽게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제일은행 재상장이 연내 이뤄질 경우 뉴브리지 캐피털이 내년 초 보유지분을 HSBC 등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