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극장예술단,화성군 주민 위로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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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달덩이 보다 더 큰 복을 주시고, 잡귀는 썩 물러 가거라…쿵더쿵 쿵쿵. " 28일 오후9시, 경기도화성군서신면 용두포구앞 공터. 풀벌레 소리만 들릴 뿐 적막감이 맴돌던 평소와는 달리 70대 노인에서 10대 청소년까지 남녀노소 1백여명이 농악소리에 어우러져 덩실덩실 춤을 춘다.

한켠에서는 아낙네들이 연신 고기를 굽고, 청년들은 모기불을 피워가며 어른께 술을 권하는등 유례없는 마을잔치가 열리고 있다.

단연 주민들을 매료시키는 것은 갖은 익살로 배를 움켜쥐게 하는 6명의 놀이패. 그도 그럴 것이 TV를 통해서나 볼 수 있었던 국내 수준급의 서울 정동극장 예술단 (단장 房承煥.39) 이 등장했기 때문. 이 마을 출신인 정동극장장 홍사종 (洪思琮.40) 씨가 사비를 털어 음식과 술등을 준비하고 예술단을 인솔, 예고없이 고향을 찾은 것. 길놀이를 시작으로 비나리.앉은반.선반사물놀이와 판굿, 모두가 참여한 뒤풀이 한마당까지 이어진 이날 행사는 당초 계획보다 한시간이상 더 진행됐지만 주민들은 아쉬운듯 자리를 뜨지 못했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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