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방망이 급속 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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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한때 4할타자에 도전했던 삼성 양준혁의 방망이가 심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양준혁은 26일 인천구장에서 벌어진 현대와의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의 빈공을 보이며 타율이 3할5푼4리로 떨어졌다.

이날 타율이 3할5푼2리가 된 2위 김기태 (쌍방울) 와는 불과 2리차밖에 나지 않는 아슬아슬한 1위다.

양준혁은 최근 10게임에서 31타수 8안타 (0.258) 로 부진하다.

좀처럼 식을줄 모르던 양준혁의 불꽃같은 방망이가 식어가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삼성 백인천감독은 "양준혁의 타격 부진은 단순히 심리적인 요인때문" 이라고 잘라 말한다.

백감독은 "양준혁은 시즌 막판에 접어들며 홈런.타점.출루율.장타율등 각 부문에 라이벌들이 생기자 무리하게 안타를 치려고 달려드는 것이 원인" 이라고 설명한다.

시즌 중반까지는 덤덤하게 자신과의 승부를 피해가는 상대투수의 나쁜 볼을 그냥 지나쳤지만 타이틀을 의식하게 되면서부터 나쁜 볼에 손을 대고 있다는 것. 백감독은 양준혁에게 "평상시 자기폼으로 타격리듬과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다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고 충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양준혁은 "컨디션이 나쁜 것은 아닌데 잘 안맞는다" 며 "나도 모르게 타석에 서면 긴장하고 있는 것같다" 고 말했다.

한편 양준혁은 타율 외에도 장타율 (0.654).출루율 (0.477)에서 1위를 달리고 있고 홈런 (2위.24개).타점 (2위.79타점).최다안타 (3위.1백25개)에서도 개인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게임당 2개의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면 타율이 떨어지는 양준혁. 현재의 양에게는 김기태.이종범.이승엽.박재홍등과의 경쟁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일이 더 급하다는 지적이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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