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안정세로 돌아서나]달러 강세 심리 팽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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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환율이 완전히 안정세로 돌아섰다고 속단하기는 아직 이른 것 같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 환율상승을 대세 (大勢) 로 보고 있다.

27일에도 시세 자체는 안정된 것처럼 보였으나 장중 (場中) 내내 달러강세 심리가 살아있었다는 것이 외환딜러들의 분석이다.

딜러들 사이에서는 환율이 추석전까지 달러당9백~9백5원선에서 소폭의 등락을 계속하고 그 이후에는 달러당 9백10원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연말까지 최고 9백15원을 가정해 거래에 나선 딜러들도 있다.

한 외환딜러는 "정부예상대로 외국자본이 많이 들어오더라도 근본적인 경제여건상 원화가 절상 (환율하락) 쪽으로 방향을 바꿀 이유가 없다" 며 "기아사태 해결과 경기회복이 환율의 장기적인 움직임에 변수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종금사들이 외화확보를 위해 원화를 빌려 달러를 사들이고 있는 점도 환율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동남아국가들의 통화가 평균 15%절하돼 이들과 경쟁하는 우리 수출품의 가격조건을 맞추려면 원화가치도 최소 20원이상은더 떨어져야 (환율상승) 한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일부 민간경제연구소들의 장기전망은 다르다.

9~10월에 달러당 9백10원선을깨더라도 상업차관과 외국인주식투자자금이 많이 들어오면 연말께는 다시 달러당 9백원선 밑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LG경제연구소 이인형 (李寅炯) 금융연구실장은 "경상수지가 서서이 개선돼 연말께는 달러당 8백80~8백85원선까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고 말했다.

남윤호.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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