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순 노모 부도 나자 비관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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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6일 오후1시20분쯤 서울송파구방이동 H빌라 鄭병랑 (61) 씨의 지하전세방에서 鄭씨가 창틀에 노끈으로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딸 李모 (36) 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鄭씨는 산업용 냉장고 제조업을 하는 아들 李모 (40) 씨가 최근 불황에 시달려 지난 4월 부도를 내자 극심한 우울증세를 보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졌다.

鄭씨는 또 아들이 2억여원의 부도를 낸 이후 사업에 어려움을 겪자 지난 2일 자신이 살던 강동구명일동 4천9백만원짜리 전세방에서 2천9백만원짜리 지하전세방 (17평) 으로 옮겨 마련한 2천만원을 아들의 사업자금으로 건네줬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들 李씨는 경찰에서 "부도로 인해 형편이 어려워지자 어머니가 전세방을 뺀 돈을 건네준 뒤 '죽고 싶다' 는 말을 자주 했다" 고 말했다.

李씨와 함께 살던 큰 딸 (38) 도 "전날밤 어머니가 '내가 죽으면 산속에 버려달라' 고 말하는등 오빠의 사업부진을 비관, 극심한 우울증세를 보였다" 고 말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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