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대표측, 이인제 지사 배반행위 黨 공식기구서 집중 거론 태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인제 경기지사가 김영삼대통령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대선협조' 를 약속하지 않은 27일 이회창 신한국당대표는 대응전략에서 중요한 변화를 취했다.

그것은 李지사문제를 李대표와 李지사간 갈등이 아니라 당 (黨) 대 李지사의 대결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하순봉 (河舜鳳) 대표비서실장은 "李지사의 행위는 자유경선이라는 당의 작품이자 대 (大) 결정에 도전하는 것" 이라며 "이제부터는 많은 당원의 요청에 따라 당이 나서서 李지사의 행동을 평가하고 규탄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런 흐름에 따라 앞으론 당 공식기구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강삼재 (姜三載) 사무총장은 곧 "李지사의 행보는 당의 (黨意) 를 배반하는 것" 이라는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李대표측은 사실 李지사가 金대통령을 만난후 선뜻 대선협조를 공표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한 핵심의원은 "26일 李대표를 만난후 보인 李지사의 행동으로 미루어 李지사는 9월말까지도 모호한 태도를 취하면서 독자출마의 가능성을 열어둘 것같다" 고 전망했다.

李대표와 가까운 핵심당직자도 "李지사는 쉽게 독자출마를 선언하지도, 李대표와 손을 잡지도 않을 것" 이라며 "그는 계속 李대표의 지지율 추이와 여권분위기를 관측하면서 열심히 자신의 기회를 계산할 것" 이라고 분석했다.

李대표측은 그렇다고 金대통령 - 李지사회동이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는 보지 않는다.

李지사가 겉으로 뭐라고 하든 金대통령은 李지사의 심리와 계산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강도높게 李지사를 압박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한 핵심관계자는 "지난번 1차로 만났을 때보다 金대통령은 매우 강한 분위기로 李지사 행보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고 있다" 며 "金대통령을 자신의 정치적 아버지라고 표현하는 李지사는 상당한 중압감을 느꼈을 것" 이라고 피력했다.

김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