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씨 출마 쟁점화…김대통령 곧 만류 독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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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인제 (李仁濟) 경기지사의 대선 독자출마 여부가 정가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李지사는 26일 독자출마의 수순밟기로 보이는 당 개혁안을 청와대와 신한국당에 제출했고,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은 출마만류를 위해 금명간 李지사를 면담할 예정이어서 정국이 새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회창 (李會昌) 대표는 이날 대통령과 총재직 분리및 총재직선을 골자로 한 李지사의 개혁안에 대해 "적극 검토할 것이며 당 개혁과 민주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李지사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고 말해 李지사의 독자출마 만류를 위한 개혁안 부분수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李지사는 李대표 면담후 기자회견을 갖고 "아직도 국민지지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는 질문에 "무게를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고 말해 출마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또 "당개혁안의 수용여부와 나의 향후 거취와는 무관하다" 고 말해 거취와 관련된 나름의 결심이 섰음을 시사했다.

李대표측도 대통령과 총재분리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이 의견을 일치할 가능성은 높지않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金대통령이 금명 李지사를 불러 독자출마할 생각을 버리라고 당부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金대통령은 李지사에게 집권당 사상 처음인 전당대회의 의미와 정치도의를 강조할 것이며, 설득력을 가질 것" 이라고 강조해 金대통령의 만류가 매우 강력하고 적극적일 것임을 예고했다.

또다른 고위관계자는 "李지사는 출마하지 않을것" 이라고 전망하고 "李지사가 출마를 표명하면 경선승복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난으로 지지율이 급락할 것이며, 이 점을 李지사가 잘 알고 있다" 고 주장했다.

김광일 (金光一) 정치특보도 최근 李지사를 만나 金대통령의 결심을 전하면서 독자출마 포기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金대통령은 또 중국을 방문중인 박찬종 (朴燦鍾) 고문을 귀국후 만나 李대표체제 안정에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李지사의 한 측근은 "李지사는 당초 金대통령의 권유로 경선에 참여했음에도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했음은 물론 오히려 불이익을 당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면서 "이를 金대통령도 잘 알고 있는 만큼 李지사에게 무리한 요구는 하지 못할 것" 이라고 말했다.

李지사는 또 박찬종고문, 서석재 (徐錫宰).서청원 (徐淸源) 의원을 만난데 이어 당내 중진들과의 연쇄접촉을 통해 독자출마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박보균.이연홍.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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