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탈북자 7명 북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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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탈출하려다 붙잡혀 수용소에 감금돼 있던 탈북자 7명이 결국 북한으로 송환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북송이 확인된 탈북자들은 강은희(25).박일만(38)씨 등 7명으로, 지난 2월 초 국경을 넘으려다 중국 광시(廣西)성 난닝(南寧)에서 체포된 뒤 3월 중순부터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시 안산(安山)수용소에 감금돼 왔으며 강제 북송 거부와 한국행을 요구하며 한때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정상기 외교통상부 아태국장은 이날 "중국 측이 탈북자 수용소에 있던 탈북자 7명이 자유 의사에 따라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지난 14일 외교 경로를 통해 알려왔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 측이 탈북자의 북한 송환 사실을 확인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정확한 북송 날짜와 북송 당시의 구체적 상황에 대해서는 통보받지 못했다고 정 국장은 전했다.

이와 관련, 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은 "이들 탈북자 7명이 지난 5월 13일께 삼엄한 경계 속에 북한으로 넘겨져 현재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 측의 통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이날 오후 리빈(李濱) 주한 중국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탈북자들이 강제 북송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리 대사는 "북송된 탈북자들은 수년 전부터 중국에서 일자리를 갖고 있던 사람들이며, 가족들이 보고 싶다고 해서 보냈을 뿐"이라며 "남북관계에 지장을 주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해명했다고 정 국장은 전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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