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스트레스 없애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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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기 싫어요.” “친구도 없고, 선생님이 무서워요.” “공부가 어려워요.”

새 학년이 되면 낯선 환경, 새 친구, 학업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이 많다. 소아정신과 손석한 박사는 “특히 낯선 상황에 불안과 긴장을 많이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며 “이런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느려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손 박사에게 새 학기 스트레스 해결 방법에 대해 물었다.

Q. 아이들의 새 학기 스트레스 중 가장 많은 사례가 뭔가.

새 학기에 선생님께 야단을 맞거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일, 부모의 높은 기대, 학습의 어려움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어린이가 많다. 이 때문에 신학기에 두통·복통 등의 신체적 증상과 주의집중력 저하 및 산만함, 공격적 행동 등의 행동적 증상을 보인다. 불면·수면 과다·악몽·식욕 감소 또는 과식 등의 생리적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Q.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한다.

학교에 가기 싫은 이유를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무작정 야단쳐서는 안 된다. 부모가 너를 도와주고 이해하기 위해 이유를 알고 싶다며 대화를 시도한다. 원인을 알게 되면 함께 해결 방법을 찾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부모가 도와줄 거라는 믿음을 아이에게 준다. 학교에 가기 싫은데 참고 가는 모습을 보고 칭찬하고 필요하면 보상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Q. 친구가 생기지 않아 기죽어 있어요. 신학기 왕따 어떻게 하나.

가장 마음에 드는 친구 한 명과 얘기를 해볼 것을 권유한다. 여러 명의 아이와 골고루 잘 어울리는 것은 아이에게 어려운 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적극적으로 나서 친구를 집에 초청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Q. 새 담임이 사소한 일로 친구들 앞에서 야단을 쳤다.

네가 잘못했으니 야단을 맞는 게 당연하다는 태도보다 친구들 앞에서 창피를 당한 것을 위로한다. 선생님이 지나쳤다는 말도 덧붙여서 아이 편을 들어준다. 시간이 지나면 칭찬받는 일도 생길 것이라고 긍정적인 예측을 해준다.

Q. 발표하다 실수한 후 공개적으로 놀림을 받았다.

놀림을 받은 기억 자체는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본인과 주변의 반응이다. 본인이 크게 생각하지 않고 ‘그럴 수도 있다. 다음에 잘하면 되지’라는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도와준다. 부모도 아이에게 ‘발표 중에는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는 말로 아이를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Q. 공부 잘하는 아이들과 한반으로 편성돼 공부 의욕을 잃었다.

결과를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가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있기 때문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과 경쟁하면 오히려 실력이 더 늘어 좋은 기회라는 걸 아이에게 설명한다. 남들보다 높은 점수를 맞는 것보다 공부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공부를 열심히 하다 보면 공부 잘하는 아이들과 비슷해질 수 있다는 희망적 믿음을 준다.

Q. 자주 화를 내고, 말대꾸에 욕까지 한다.

아이가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크게 받고 있다는 징후다. 스트레스 요인을 환경적으로 제거해 주는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예컨대 학습 과제를 완성하지 못하면 부모가 옆에서 학습을 도와주거나 학습 목표를 낮추는 것이다. 이미 행동의 변화가 심해진 상태라면 소아정신과를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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