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블랙박스 1차조사 완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블랙박스를 통한 대한항공 801편의 사고원인 규명이 작업시작 1주일만에 이제 겨우 첫 고개를 넘었다.

14일 (현지 시간) 현재 한.미 합동조사팀이 손에 쥔 것은 음성녹음을 옮겨 쓴 기록과 고도.속도등에 대한 비행데이터들. 이를테면 블랙박스 안에 들어있던 것을 일단 밖으로 꺼내 알아볼 수 있고 컴퓨터에 넣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상태다.

사실은 이제부터 할 일이 더 많다.

블랙박스에 담긴 내용을 근거로 상세한 보고서가 작성돼야 하고, 여기다 관제탑의 기능등에 대한 괌 현지에서의 조사결과등을 종합해 사고원인을 하나 하나 캐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을 이제부턴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 (NTSB)가 독자적으로 한다.

다만 1차 해독 작업에 함께 참여한 우리 측도 비행데이터들을 가져다 우리 나름대로 판독하므로 이를 바탕으로 NTSB의 보고서 작성에 우리측 의견을 제시하고 반영시키게 된다.

그러나 조종실음성녹음기록 (CVR) 의 내용은 1차 해독작업을 마치고 이번 주말 귀국하는 우리 조사팀이 가져오지도 못하고 밝히지도 못한다.

법에 의해 사고발생 60일까지는 미국측이든 한국측이든 CVR의 내용을 발설할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이다.

대신 사고발생후 60일이 지나면 대개 사고조사 결과와 원인분석에 대한 공청회가 열리게 되고 이때 CVR의 내용도 함께 공개된다.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