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비품 증발로 골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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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백악관에 초대받는 점잖은 손님들이 비품을 슬쩍해 간다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 낸시 레이건 여사의 회고록에 따르면 백악관에 초대받은 돈많고 지위 높은 손님들중 일부가 기념품이 될만한 백악관 비품을 몰래 집어가는 경우가 있어 백악관측이 적지 않게 골머리를 앓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30년대 백악관의 안주인이었던 엘리너 루스벨트여사는 손님들이 식사후 접시를 주머니나 핸드백에 몰래 넣어갈 수 없도록 백악관 식기류를 보통보다 큰 규격품으로 몽땅 바꾸기까지 했다고 한다.

또 레이건과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식당감독을 지냈던 랜디 봄에 따르면 어떤 기업체 간부가 백악관에서의 오찬후 은제 포크 2개, 나이프 1개, 티스푼 1개를 휴지속에 감춰 집어내 가는데까지는 성공했으나 사무실에서 이를 자랑하다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고 사과편지와 함께 '약탈물' 을 백악관으로 반송한 일도 있다.

워싱턴 = 이재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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