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추락참사]한·미조사단,괌공항 관제체계 문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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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괌 = 특별취재단,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대한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원인이 될 수도 있는 중요한 문제점이 괌 아가냐 국제공항 관제시스템에서 발견됐다.

한.미 합동조사단 한국측 대표인 함대영 (咸大榮) 건설교통부 국제항공협력관은 10일 "근본적인 사고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문제가 없었다면 이번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대한 결함이 아가냐 공항 관제시스템에서 발견됐다" 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은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 (NTSB) 와 우리측 요원이 아가냐 공항관제사의 진술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확인됐으며 NTSB측도 관제시스템의 이같은 결함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단의 한 관계자는 관제시스템의 결함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사고원인의 실마리가 잡힐 것으로 기대하면서 곧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咸협력관은 합동조사에 앞서 "아가냐 공항은 미연방항공국 (FAA) 이 관리하는 진입관제탑과 민간업체가 관리하는 공항관제탑으로 관리체계가 2원화돼 관제 이양점에 대한 경계가 모호한 문제점이 있다" 며 관제상의 문제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한편 사고 항공기의 사고원인 규명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블랙박스 판독작업이 10일 밤 (한국시간) 워싱턴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에서 NTSB 관계자와 한국의 전문가 4명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됐다.

블랙박스중 기장.부기장및 엔지니어등 주요 조종실 구성원들의 비행중 음성이 기록돼 있는 음성기록장치 (CVR) 는 하루 정도면 판독이 가능해 이르면 11일 오후쯤이면 이번 사고의 윤곽이 드러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판독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NTSB와 한국 전문가들은 자세한 사고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선 블랙박스내 비행자료기록장치 (FDR) 를 분석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최종 사고원인을 밝혀내는데는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정부조사단과 NTSB 관계자등으로 구성된 한.미합동조사반은 10일 사고 당일의 기상정보등이 입력된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장착된 헬기를 타고 사고기의 비행경로를 따라 비행하며 조사를 벌였다.

한편 일본 오사카 (大阪) 를 출발한 일본항공 (JAL) 소속 943편 비행기가 9일 오후 괌 아가냐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중 활주로에 거의 닿을 뻔 하다 급히 재상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JAL기는 활주로의 위치를 잘못 판단해 활주로 사이의 잔디밭에 내려 앉으려는 순간 공항 관제탑의 지시를 받고 급히 기수를 올려 위기를 모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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