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선수권대회]한국육상 국제경험 키워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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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국제무대에서의 경험을 키워야한다." 제6회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선수단이 절감한 교훈이다.

8일 현재 마라톤을 제외하고는 모든 경기를 끝낸 한국선수단은 이진택 단 한명만이 결선에 진출하는 초라한 성적을 냈다.

한국은 높이뛰기의 이진택 (대동은행)에게 메달획득의 기대를 걸었었으나 역시 무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진택 자신도 "세계무대의 높은 벽을 절감하고 있다" 며 "기록의 향상과 함께 국제무대에서의 충분한 경험이 필수적" 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진택이 기록한 2m29㎝는 불과 2달전에 기록한 자신의 최고 기록보다 5㎝나 낮은 기록이었다.

단하루에 모든 경기를 마치는 국내경기와 달리 예선과 결선을 치르며 체력소모가 많았던 것도 있지만 경기경험의 부족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진택도 "지난 종별대회 이후 단 한차례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실전리듬이 많이 무뎌졌다" 라고 말했다.

이진택에 이어 결선 진출이 기대됐던 창던지기의 이영선 (전선군청) 의 경우도 마찬가지. 자신의 최고 기록이 63m32㎝로 결선 진출 기준기록보다 높았다.

그러나 실제 경기에서는 무려 8m나 떨어진 기록을 내 예선 탈락했다.

이영선 역시 올해 단 한차례의 해외경기도 경험하지 못했다.

남자 창던지기의 추기영 (한체대) 을 비롯, 멀리뛰기의 성희준 (상무) 등도 자신들이 보유한 한국기록이 결선진출기준기록에 상당히 근접한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실제 경기에서는 모두 자신의 기록에 크게 못미쳐 탈락하고 말았다.

이들은 생전 처음 보는 대관중앞에서 이미 경기가 시작되기도전에 몸이 굳어져버렸다.

결국 우리 육상이 '우물안의 개구리' 신세를 면하려면 이들 우망주들이 제대로 된 적수들과 경쟁할 기회를 될 수 있는대로 많이 제공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아테네 =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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