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생각합니다]방학중 해외 어학연수 내용 부실해 효과의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방학 때가 되면 해외 어학연수 붐이 일어난다.

이 가운데는 초.중.고등학생들도 상당수 차지하고 있다.

해외 어학연수는 생생한 현장체험을 통해 외국어 학습의 효율성을 꾀한다는 목적으로 주로 대학생이나 중.고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행해져 왔다.

그런데 올해부터 초등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치게 되자 입학도 하기 전에 학부모들이 영어교육에 과잉반응을 보이고 있다.

성인이 아닌 초.중.고학생이 해외 어학연수를 간다는 것은 그 필요성과 실효성에 의문이 많다.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기본 생활습관도 형성되기 전에 해외 조기 유학 (연수) 할 경우 가치관의 혼돈만을 가중시키며 학습효과도 떨어지기 십상이다.

어학연수의 내용도 실습보다 레크리에이션이나 스포츠활동에 더 중점을 두고 있어 실질적인 외국어 학습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한다.

또 이에 따른 경비문제도 크다.

일반적으로 초등학생의 경우 비용이 한달에 3백만원이나 된다고 한다.

또 어떤 극성 학부모는 자녀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 함께 가거나 수차례씩 해외여행을 하니 그 경비가 엄청날 것이다.

이와같은 외화낭비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학생들간에 위화감을 조성해 건전한 교우관계 형성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부유층 학부모를 대상으로 어학연수를 부채질하는 부류도 문제지만 경제적 여유가 있다고 해서 유행을 따르려는 학부모의 사고방식이 더 큰 문제이다.

이견기 <대구달서구진천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