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장례대행 서비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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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구민 여러분의 사후 (死後) 를 책임져 드립니다." 송파구가 이달부터 구민의 장례 일체를 대행해 주는 '장례대행 서비스' 를 실시하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송파구의 이같은 결정은 상 (喪) 을 당한 구민들이 기존 장례업체의 횡포에 대해 큰 불만을 표시해 왔기 때문이다.

이미 구는 지난 3월 '장례서비스센터' 를 설치해 각종 장례상담을 시작했는데 지난달까지 3백16건의 상담이 쇄도할 정도로 호응이 높자 '아예 장례를 대행해 주자' 며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것. 이에 따라 상을 당한 상주가 구청에 장례대행을 신청해 오면 수시 (收屍.시체의 몸을 바로잡는 일)에서부터 병풍등 각종 장례용품 지원을 비롯, 입관에서 매장까지의 모든 절차를 대신해 준다.

묘지가 없을 경우 공원묘지 알선은 물론 상주가 원하면 화장도 해준다.

곡쟁이가 필요하면 이 또한 서비스 품목으로 제공된다.

한편 구는 장례대행에 꼭 필요한 장례차량을 구입하기 위해 구 예산에서 차량구입비 4억2천만원을 확보, 이번 주중 35인승 차량을 발주할 계획이다.

이미 3개 회사가 입찰신청을 한 상태. 특히 기존 장례차량은 승객들의 발밑에 관이 놓여 있어 상주로 하여금 본의아니게 '불효' 를 하게 한다고 판단하고, 이번에 발주하는 차량은 승객과 나란히 놓이도록 특수 제작할 예정이다.

구는 서비스의 기본 취지를 살려 관내 무의탁 노인이나 영세민들에게는 무료로 장례를 대행해 주기로 했으며, 일반 구민에게도 실비수준의 최소 경비만 받기로 했다.

송파구 이기세 (李基世) 문화공보담당관은 "상주가 경황이 없는 틈을 탄 장례업체들의 바가지 요금 횡포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며 "구민을 가족처럼 여기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서비스한다는 차원에서 장례대행에 나서기로 했다" 고 말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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