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사천 완사초등학교 호우로인한 산사태로 피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4일 경남사천시곤명면정곡리 완사초등학교. 이학교 식당과 5, 6학년 합반교실 앞에는 산사태로 근처 야산에서 무너져 내린 집채만한 바위와 흙더미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산사태 충격으로 식당 유리창은 곳곳이 깨져 마치 폐가처럼 을씨년스러웠고 교실기둥도 이곳저곳 금이 가 있다.

이학교 뒤편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한것은 지난달1일 오전10시쯤. 시간당 60~70㎜의 집중호우가 내리는 가운데 갑자기 '꽝' 하는 소리와 함께 학교뒤 야산이 무너져 내렸다.

학교건물에서 5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높이 20쯤 되는 야산을 깎아내린 절벽에서 바위와 흙더미 30여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린것이다.

이사고로 20평짜리 창고가 흙더미에 묻혔으며 식당 유리창을 뚫고 흙더미가 밀려 들어왔으나 수업중이던 학생들이 급히 대피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지금까지 흙더미만 부분적으로 치워졌을뿐 복구작업은 전혀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

이때문에 사고직후부터 여름방학때까지 전교생 73명이 식당에서 밥을 먹지 못했으며 교실기둥에 금이간 5, 6학년 학생들도 도서관으로 옮겨 수업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무너져 내린 절벽에 대한 안전진단등 제2의 사고를 예방할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전혀 없는데다 교실보수에 들어가는 5천여만원밖에 되지않는 예산의 집행과정이 너무 복잡해 9월말에야 보수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교육청은 이학교의 보수공사비 5천여만원을 추경예산에 반영해 놓고 있으나 도교육위원회와 도의회 임시회를 통과하여 집행되기까지는 앞으로 두달가까이 걸릴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이달말 개학을 하더라도 급식이 이루어지지 않아 학생들은 도시락을 싸와야 되고 5, 6학년 학생들도 다른 교실에서 수업을 받아야 하는등 불편을 감수해야할 형편이다.

여기에다 창고에 들어있던 운동회용품과 책.걸상등 학교비품이 모두 파손되는 바람에 올해 운동회 개최여부도 불투명하다.

이학교 최도경 (崔道卿.51) 교무주임은 "농촌일손이 바쁜시기에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도시락을 싸주느라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며 "무엇보다 예산집행절차때문에 어린학생들이 불안감속에서 수업을 계속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고 말했다.

사천 = 김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