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대표 회견 야권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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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두 아들의 병역면제 문제와 관련한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대표의 기자회견에 야권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는 반응이다.

일제히 소나기처럼 맹공을 쏟아냈다.

국방위소속 의원인 국민회의 정동영 (鄭東泳) 대변인은 "유감표명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해명" 이라고 일축했다.

"전혀 잘못과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어쨌든 이해해달라' 고 하는 자세는 도덕불감증" 이라며 "이 문제는 군 통수권자가 되려는 사람의 안보에 관한 자세.자격에 관련된 것" 이라고 힐난했다.

"뭘 얘기하려는 것이었는지, 왜 회견을 한건지조차 모르겠다" (林采正정세분석실장) "60만장병과 가족, 군필자는 물론 모든 국민을 바보로 만든 파렴치한 내용" (朴智元정치특보) 이라는 성토도 이어졌다.

한 고위당직자는 "李대표도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처럼 맨처음 사과했다가 여론의 반발로 또다시 사과하는 전철을 밟게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회의는 4일 열릴 긴급간부회의에서 이 문제의 진상을 규명하는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방안까지 적극 검토키로 했다.

그러나 당 수뇌부는 추가폭로등을 통한 확전 (擴戰) 은 자제하려는 자세다.

가만히 있어도 국민여론이 따라와주고 있다는 판단과 더불어 자칫 "이전투구식 정쟁 (政爭) 을 일삼는다" 는 역 (逆) 여론을 의식한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입학 당시 신체검사자료.여권기록.입사기록등 객관적 자료에 의한 해명을 끊임없이 요구해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자민련은 회견이 끝나자마자 "참으로 성의없고 내용도 없으며 너무나도 국민감정과 동떨어진 해명성 발언" 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규양 (李圭陽)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李대표는 장차 이 나라의 국군통수권자가 되려는 후보로서의 최소한의 자격조차 없음을 스스로 드러냈다" 며 "지금이라도 국민앞에 솔직히 사과하고 즉각 후보직을 사퇴하는 것이 그나마 명예를 지키는 일" 이라고 맹공했다.

한영수 (韓英洙) 부총재는 "국민에게 백번 변명을 해도 회복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결국 해결방안은 도중하차밖에 없다" 고 지적했다.

자민련은 조만간 李대표의 납득할만한 조치가 없을 경우 특별조사반을 구성해 李대표의 변호사시절 탈세의혹과 아들 체벌교사 전출의혹등 각종 의혹을 캐나간다는 구상이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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