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부딪친 곰 이야기
안모 미키에 지음, 시모와다 사치요 그림
이영미 옮김, 문학수첩, 128쪽, 9500원
‘잘 먹겠습니다’는 제가 잡아 먹은 여우가 불쌍해 눈물을 흘리는 호랑이, 제 뱃속의 닭이 불쌍해 우는 호랑이 뱃속의 여우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먹이사슬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이야기다. ‘은혜 갚는 뱀’에는 과거의 열매를 먹고 옛 기억에만 사로잡힌 아빠 뱀, 미래의 싹을 먹어 미래만 생각하는 엄마 뱀이 나온다. “하루하루의 삶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교훈을 전하는 이 우화엔 ‘잘 먹겠습니다’의 호랑이가 카메오로 등장한다. 7편의 이야기는 이렇게 느슨한 고리로 연결되어 따로 또 같이 읽힌다.
‘현대판 이솝 우화’라 할만큼 톡톡 튀는 작가의 상상력과 유머를 따라 읽는 맛이 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이 주최하는 ‘작은동화 대상’을 받은 이 책은 출간 3개월 만에 7만여 부가 팔리는 등 동화로는 이례적으로 히트했다.
이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