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이상고온에 양식 수산물 폐사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우리나라 연안 바닷물 온도가 예년보다 높아 양식 수산물이 집단폐사하는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국립수산진흥원에 따르면 충남 천수만 양식 조피볼락 (우럭) 이 20일부터 죽기 시작, 30일까지 7만여마리가 폐사했다.

특히 양식한지 2년 가량되는 중간크기 (무게 3백~4백)가 집중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폐사원인과 관련, 수산진흥원 서해수산연구소측은 "장마뒤의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난류세력이 강해지면서 바닷물 온도가 예년보다 3~4도 높아 산소가 부족하고 집중호우로 염도가 낮아졌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천수만 일대의 바다온도는 예년의 경우 평균 섭씨 25~26도였으나 최근에는 28~29도까지 올라갔다.

수산진흥원은 이같은 고수온 상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1천여만 마리의 조피볼락을 양식하는 천수만 해상 가두리 양식장의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또 경북.강원도 동해안에서 양식중인 가리비도 고수온으로 지난 4월부터 폐사하기 시작, 강원지방의 양식장 (2백41㏊)에서만 중간크기 60%, 어린 조개 (치패) 52%가 죽어 49억9천만원의 피해가 났다.

7월 들어서도 강릉 남대천 하류쪽의 강릉양식장을 비롯해 강릉 일대 양식장에선 집단 폐사가 계속되고 있다.

이와관련 수산진흥원 동해수산연구소는 "대마난류가 예년보다 일찍 동해로 올라와 봄부터 동해 연안의 바닷물 온도가 예년보다 2~3도 가량 높아지면서 영양염류가 부족해 가리비의 집단폐사를 가져온 것 같다" 는 결론을 내려놓고 있다.

동해수산연구소는 최근 경북포항시장기면 앞바다의 양식 우렁쉥이 (멍게) 의 집단폐사의 한 원인도 수온상승에서 찾고 있다.

동해수산연구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장기면 우렁쉥이 양식장은 폐사가 발생하지 않은 어장에 비해 6~7월 수온이 평균 4~5도 급격히 상승, 우령쉥이가 스트레스를 받아 죽는다는 것이다.

장기면의 양식 우렁쉥이 (1백17.9㏊) 는 60% 가량 폐사했다.

국립수산진흥원은 이같은 수온 상승에 따른 이같은 양식 수산물의 폐사를 줄이기 위해서는 "먹이를 적게 주고 과밀양식을 피하는 것도 한 방법 "이라고 지적했다.

부산〓강진권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