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몸무게 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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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인류역사상 몸무게가 가장 무거웠던 사람은 최고 6백29㎏을 기록했던 존 미노크라는 미국인이었다.

그는 일평생 심장과 호흡기 이상으로 고통을 겪다가 지난 83년 42세의 나이에 죽었다.

키는 1백85.4㎝로 별로 크지 않았으나 몸집이 너무 커 병원으로 옮길 때 2개의 침대와 12명의 장정이 필요했다.

의료진의 치밀한 관리로 한때 2백16㎏까지 내려간 적도 있었으나 이내 '원상태' 로 되돌아가곤 했다.

그런가 하면 몸무게가 가장 가벼웠던 사람은 19세기말 루시아 자라테라는 멕시코 여성이었다.

태어날 때 1.1㎏, 17세때 2.1㎏이었던 그녀는 성인이 돼서도 키 67.3㎝에 몸무게 5.9㎏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녀 역시 26세의 짧은 삶을 마감해야 했다.

극단적인 예지만 사람의 외형을 결정짓는 키와 몸무게는 태어나면서부터 각양각색이다.

갓 태어난 아기의 경우만 해도 최고 13.15㎏의 아기가 있는가 하면 최저 2백83의 아기도 있다.

성장과정에서 그 차이는 좀 더 현격하게 벌어진다.

그래서 비정상적으로 살이 찐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살을 뺄 수 있을까 고심하고, 비정상적으로 깡마른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살이 오를 수 있을까 노심초사하니 이 역시 공평치 못한 조물주를 원망할 밖에. 한데 여성들의 경우 대중화 돼 있는 '살빼기' 는 자칫 건강을 해칠 수도 있어 의학계에서는 각별한 주의를 촉구한다.

이상적인 체중을 알아보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신체질량계수법 (BMI)' 이란게 있다.

체중을 신장 () 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인데 25~30이면 가벼운 위험신호, 30~40이면 위험신호, 40이상이면 고도의 위험신호이므로 적당한 살빼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몸무게가 갑자기 자기 체중의 10% 이상 줄어들면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신한국당 대표의 두 아들이 체중미달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던 사실을 놓고 야당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건강에 이상이 생겨 체중이 갑자기 줄었을 수도 있고, 병역면제를 위한 의도적 감량일 수도 있다.

앞의 경우라면 문제될 것이 없고 뒤의 경우라면 법의 문제 이전의 도의적 문제다.

젊은이들의 몸무게가 정치판을 시끄럽게 하고 있으니 씁쓸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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