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추·양념 등 사용해도 국내서 버무리면 국산 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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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방법원 형사6단독 견종철 판사는 12일 중국산 고추와 대파를 섞은 양념장과 중국산 배추로 김치를 만든 다음 이를 국내산 김치로 학교 등에 판매한 식품업자 박모(75)씨 등 2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농산물 품질관리법은 제조 과정에 2개국 이상 관련된 경우 상품을 결정적으로 가공한 나라를 원산지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피고인들이 국내에서 김치를 제조했으므로 국산 김치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사용된 원료 중 배합 비율이 50%가 넘는 원료가 있을 경우 제품에 원산지를 표기하도록 돼 있다"며 "박씨 등이 중국산 배추로 김치를 만들었더라도 원료란에 '배추(중국산 89%)'로 표기한 이상 원산지 표기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중국산 고추와 대파를 국내산과 혼합해 만든 양념장으로 중국산 배추 200여t 등을 이용해 김치를 만든 뒤 이를 국산인 것처럼 표기해 인천 H초등학교 등 55개 학교에 모두 2만2339kg을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성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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