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이회창 공략 본격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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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한국당 경선 종료를 신호탄으로 12월 대선고지 점령을 위한 야권의 일제포격이 시작됐다.

모든 포구가 '신한국당 이회창 (李會昌)' 이란 한개의 표적을 겨냥했음은 물론이다.

'선거법.정치자금법등 개정으로 공정한 선거규칙을 만들어 놓고, 李후보 개인에 대한 파상공세로 그의 몸값을 최대한 떨어뜨린다' 는게 전략의 기본이다.

다만 진행 스케줄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차이가 있다.

코앞에 다가온 충남 예산 재선거에서 李후보의 거센 바람과 맞싸워야 할 자민련은 즉각 공세를 시작했다.

22일 대변인 촌평을 통해 李후보 아들의 병역문제를 또다시 제기했다.

"신문에 난 李후보 가족사진에서 두아들 모두의 건장함을 확인했다" 며 "이들이 43㎏미달의 입대면제자라면 누가 믿겠는가" 고 반문했다.

모든 공세는 대외비로 분류된 30쪽짜리 '이회창 대해부' 라는 분석보고서를 근간으로 한다.

김종필 (金鍾泌) 총재가 지난달초 직접 지시해 작성된 문건이다.

병역문제는 여섯번째항 '법대로 판사아들 군대는 안간다' 에 두고 있다.

문건은 사조직 운영과 부친의 사상문제등 모두 11개항으로 정리돼 있다.

새로이 입수된 李후보의 변호사시절 '수임료 탈세' 의혹과 함께 23일부터 시작될 국회 대정부질문을 시작으로 연달아 터뜨린다는 계획이다.

"대선당일까지 계속 李후보를 괴롭힐 메뉴판" 이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국민회의 역시 두어달 전부터 李후보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왔다.

이 작업에 깊이 관여해온 김대중 (金大中) 총재의 한 측근은 "백서를 낼 수 있을 만큼 그의 모든 것을 연구하고 있다" 고 전한다.

연구팀은 그의 각종 발언에서 표출된 정책.정견 분석을 통해 일관성이 없거나 현실에 맞지않는 부분들을 모으고 있다.

"그의 '대쪽' 이미지 훼손을 위한 자료도 공들여 수집중" 이라고 했다.

이젠 필요없게 됐지만 이인제 (李仁濟) 경기지사가 급부상하자 그에 대해서도 상당한 준비를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국민회의측은 그러나 아직은 이를 터뜨릴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

우선은 공정한 선거운동이 보장되는 정치개혁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金총재가 직접 나선 李후보와의 담판까지 포함,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치개혁 논의의 사령탑인 박상천 (朴相千) 총무는 "공정한 제도개선이 선행되지 않으면 선거는 하나마나" 라는 말로 여기에 대한 관심을 대신했다.

李후보 개인에 대한 공격은 그 다음 단계 (관계자에 따르면 10월이후)에서 할 일이라는 것. 투표일에 임박, 타격을 가해 방어할 시간을 주지않고 유권자들 뇌리에 이를 각인시킨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겠다는 얘기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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