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노사 '회사 살리기' 공동보조 결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김선홍 (金善弘) 기아그룹회장이 기아정상화에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아계열사 노사대표들은 17일 '노사공동대책회의' 를 열고 노사가 회사 살리기에 함께 나서기로 결의했다.

노조원들은 이날 金회장의 퇴진에 반대하며 앞으로 그룹의 전문경영인체제 유지를 "목숨을 걸고 지키겠다" 고 다짐하는 한편 상여금 반납및 여름휴가 보류등의 자구 (自救) 노력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특히 노조대표들은 기아의 3자 인수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金회장은 16일 밤 본지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잘못한 (부실경영을 한) 사람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는 인사를 단행했으며 기아의 정상화에는 문제가 없다" 고 말했다.

金회장은 이날 단행한 문책인사와 관련해 "문제가 있으면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 하고 또 결정됐으면 바로 실시해야 한다" 며 '기아정상화' 에 강한 집념을 보였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자신의 주도로 기아를 살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기아자동차.기아자판등 기아그룹 8개 계열사 노동조합은 17일 회사가 정상화할 때까지는 현경영진의 향후 자구노력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자금난이 심각해질 경우 상여금을 반납하고 여름휴가를 보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여의도 기아그룹본사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회의에서 한승준 (韓丞濬.부회장) 경영혁신기획단장과 이재승 (李載昇) 기아자동차 노조위원장등 노사대표들은 이같이 합의하고 구체적 협력방안을 이번주중 마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노조는 특히 현상황은 경영진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회사 살리기' 에 나설 때라며 金회장 퇴진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노조측은 회사측의 자구노력과 관련해 계열사 매각에 따른 조합원들의 소속사 변경및 군살빼기 차원의 인력감축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따라 이달말 나올 예정이던 30만원 정도의 여름휴가비와 다음달 지급되는 정기 상여금 (기본급의 2백%) 이 일단 보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스포티지등 수출호조를 보이는 자동차 생산라인의 경우 근로자들의 여름휴가가 당분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박영수.이원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