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마철 비상 홍수피해 악몽 民.軍동원 '투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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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장마철에 접어들자 북한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잇따른 홍수피해의 악몽 때문이다.

북한 언론은 연일 비바람 피해막이를 위한 철저한 대비를 촉구하고 있다.

중앙방송은 "평북도가 무더기 비로 논밭에 고이는 물을 신속히 빼내는 것을 큰물막이 사업에서 가장 절실한 문제로 내세워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또 "황북도에서는 근로자.군인들이 제방공사용 채석기지 조성과 잔디입히기 투쟁을 벌이고 있다" 고 전했다.

당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근 "농촌경리부문을 비롯한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장마기간의 여러 경우를 타산,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고 강조했다.

김정일은 봄철국토관리 총동원기간동안 모범을 보인 20개 행정단위.단체에 "간고분투의 혁명정신으로 나무를 심고 도로와 강하천을 잘 정리했다" 고 치하했다.

북한이 홍수피해에 조바심을 내는 것은 지난 2년간 입은 피해의 복구실적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최근호는 "매몰 농경지 30만㏊중 20만㏊를 복구, 알곡을 심었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북한의 수해복구 실적이 20%에 불과하다고 보고있다.

정부당국자는 "경비가 많이 들거나 중장비동원이 필요한 교량.농경지는 거의 손을 못대고 있고 복구에 나선 주민들이 허기로 의욕을 상실, 눈가림식 복구에 그치고 있는 점도 문제" 라고 지적했다.

북한전문가들은 수해복구 부진과 더불어 화전 및 산림남벌에 따른 황폐화.농업기반시설 낙후등 구조적 취약성 때문에 올해도 큰 비가 내리면 예년의 재해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신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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