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 세계16위도 꺾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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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이형택(28.삼성증권.세계랭킹 99위)이 세계 16위도 꺾었다. 과거 번번이 패했던 상대에게 잇따라 설욕하는 근성이 돋보인다.

이형택이 11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퀸스클럽 오픈(총상금 79만유로) 남자단식 3회전에서 두번의 타이 브레이크까지 가는 2시간22분의 대접전 끝에 세계랭킹 16위의 강호 셍 샬켄(네덜란드)을 2-1(7-6, 6-7, 6-3)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투어대회 8강은 지난 2월 미국 시벨 오픈 이후 4개월 만이다.

지난해 두차례 패했던 샬켄을 맞아 이형택은 7개의 서비스 에이스를 기록하는 등 정확해진 서비스와 안정된 스트로크를 앞세워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이형택은 1세트 게임스코어 6-6 타이 브레이크에서 7-3으로 이겨 출발이 좋았다. 2세트에서도 한차례씩 서브게임을 주고 받으며 다시 타이 브레이크까지 갔으나 이번에는 6-8로 져 승부는 3세트로 넘어갔다. 이형택은 게임스코어 3-2로 앞선 상황에서 샬켄의 서브게임을 따내 6-3으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창자를 찢을 정도로 비정한 승부가 벌어진다고 해서 '거트 브레이크(gut-break)'라고도 불리는 타이 브레이크에서 과감하면서도 안정된 플레이로 상대의 기를 꺾은 것이 승인이었다.

1회전 그렉 루제드스키(영국), 2회전 로비 지네프리(미국.42위)에 이어 3회전 샬켄까지 이전에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상대에게 모두 깨끗하게 설욕하며 8강에 오른 이형택은 12일 새벽 케롤 벡(슬로바키아.79위)과 4강 진출을 다툰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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