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시사회>SBS '70분드라마' 헤어진 연인들이 보여주는 진정한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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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더 이상 미련은 없다”며 이별을 결행했건만 당신들은 여전히 그의(그녀의)주위를 서성거리고 있지는 않았던가. 13일 밤 10시55분.'SBS 70분 드라마'시간에는 이별한 연인들의'가슴저린 머뭇거림들'을 섬세하게 그려낸'사랑한 후에'(극본 김혜정.연출 김종혁)가 선보인다.흔한 사랑과 이별 이야기라기 보다 이별후에 남는 배설물 같은'미련'과'상처'들을 치유해 가는 과정을'낯선 화법'으로 드러내 보인 수작이다.시립도서관 사서 희서(오연수.사진)는 이별한 연인들을 엮어주는 유일한 매개체다.그녀가 일하는 도서관은 결혼을 위해 준기(황인성)를 떠난 정원(황미선)의 사랑과 추억이 서린 공간이다.

이별후 정원은 매일같이 그곳에 나오는 준기의 근황을 들으려고 희서에게 전화를 건다.얼굴없이 시종 전화목소리만 들려오는 정원을 통해 이별 앞에선 이들의 심리는 고스란히 드러나고 만다.갈등과 스토리를 쫓기보다는 느린 속도로 진행되는 심리묘사와 영상.음악에 흠뻑 빠져 보자.이별한 이들과 이별을 예감하는 이들에게 특히 호소력이 있을 듯한 작품이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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