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특징은 모두 프랑스 영화답지 않다는 점이다. 대부분이 액션·스릴러 또는 애니메이션이다. 그래서 프랑스 영화가 체질을 바꿔 해외시장에서도 통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는 해리슨 포드 주연의 ‘도망자’와 꼭 닮았다. ‘테이큰’과 ‘트랜스포터3’ 등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스타일이다. 이 두 영화의 프랑스 내 관객은 고작 250만 명이었지만 해외에서 여섯 배 이상 많았다. 해외 흥행작 가운데 상당수는 프랑스 국내에서는 실패하고 해외에서 성공했다.
그래서 일부에선 ‘프랑스 예술 영화’가 아니라 ‘프랑스에서 만든 할리우드 영화’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그래도 과거에 비하면 프랑스 예술영화에 대한 자존심이 많이 누그러들었다.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관객이 외면하면 무용지물이라는 게 요즘 프랑스 문화계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파리=전진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