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43만 명 휴학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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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모(26·서울대 4년)씨는 이달 말에 휴학계를 내기로 했다. 지난해 말 졸업 논문까지 끝냈지만 “취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졸업하는 건 좋지 않다”는 주변의 만류 때문이다. 권씨는 “경제위기로 올 상반기에 신입사원을 뽑지 않겠다는 기업이 많아 휴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요즘 매일 학교 도서관을 오가며 입사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권씨처럼 취업난과 등록금 부담을 이유로 휴학하는 대학생이 늘고 있다. 경제위기가 대학가를 뒤덮고 있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3일 한나라당 강용석(서울 마포을) 의원에게 제출한 ‘전국 174개 대학 재적생 현황(2008년 12월 기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194만3437명의 재적생 중 휴학생이 43만3699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재적생 중 22.8%로, 다섯 명 중 한 명 이상이 휴학한 셈이다. <그래픽 참조>

특히 군 입대로 인한 휴학을 제외한 일반 휴학률이 200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0년에 11.8%였던 일반 휴학률은 2008년 15.8%로 4%포인트 늘었다. 여대생의 경우 휴학생이 2000년 6만1910명에서 지난해 11만2325명으로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강 의원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대학교의 일반 휴학률이 15%대를 기록했었다”며 “실업난 속에 졸업을 자발적으로 유예하고 휴학하는 풍토가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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