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교육의 성패는 교사개혁에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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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하는 법이다.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해 미국 교육 살리기에 앞장서 온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선생님 개혁’에 나선 것도 그래서다. 게이츠는 엊그제 “훌륭한 교사와 무능한 교사가 내는 교육적 차이는 놀랄 정도로 크다”고 강조했다. 교사의 능력·열정을 높이는 교사개혁이 교육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도 교사개혁이 지지부진해서는 공교육 실패의 수렁에서 헤어나기 어렵다. 교사들이 먼저 교육자로서의 사명감과 열정을 갖고 전문성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교육당국도 교사의 질 향상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게이츠의 구상처럼 좋은 교육방법을 전파해 교사의 교실수업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부산 지역 우수 교사들이 펼치는 ‘인터넷 릴레이 공개수업’이 좋은 예다. 부산교육연구정보원 홈페이지(부산에듀넷)에는 수업연구 발표대회에서 1등급을 받은 교사들의 수업 동영상이 올라 있어 다른 교사들이 앞다퉈 벤치마킹을 한다. 교사들의 수업능력 개선 의욕을 자극하고, 실질적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모델이 아닐 수 없다.

근본적으로는 교원평가를 통해 교사 능력을 계발하고, 무능 교사는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교원평가제는 반쪽짜리가 될 처지다. 당초 당정은 평가결과를 인사와 연계시키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전교조와 야당의 반발에 밀려 뒤로 물러섰기 때문이다. 이런 무늬만 교원평가제로는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 교사의 질을 높여 교육을 바로 세우려면 제대로 된 교원평가제 도입부터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