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빚 만삭 주부 7살 딸과 함께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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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카드 빚에 몰린 주부가 출산을 앞두고 딸과 함께 단독주택 안방에서 숨진 지 한달여 만에 발견됐다.

9일 오후 3시쯤 부산시 수영구 광안3동 정모(31)씨의 집 안방에서 정씨의 부인 임모(31)씨가 일곱살 난 딸과 함께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정씨가 전세로 살고 있는 집에서 '썩는 냄새가 난다'는 이웃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보니 부인 임씨가 집 안방 문틀에 나일론 끈으로 목을 매 숨져 있었으며 딸도 바닥에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양쪽 손목 동맥도 흉기에 의해 끊어져 있었다. 방안에서는 임씨가 지난달 8일 작성한 유서도 발견됐다. 유서에는 "뱃속에 있는 아기가 돈 때문에 버려졌다는 사실을 안다면 얼마나 억울하겠느냐"는 글이 적혀 있었다.

임씨의 시아버지(68)는 경찰에서 "아들이 며느리 명의의 신용카드로 빌린 7000만~8000만원가량의 빚을 갚지 못하자 서울로 직장을 구하러 간 뒤 지난해 8월부터 소식이 두절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생활고를 비관해오던 임씨가 지난달 8일께 딸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부산=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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