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성장률 전망 대폭 낮출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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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정부가 3%로 잡은 올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대폭 낮출 전망이다. 경기 침체의 골이 예상보다 깊다는 사실이 속속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높게 잡은 성장 목표에 얽매이다가는 적절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시기를 놓칠 우려도 있다. <본지 1월 31일자 1면>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일 “이미 (성장률 전망) 숫자는 의미가 없어진 상황”이라며 “성장률 목표치를 낮추면 재정계획 등 여러 가지가 함께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제로’ 성장도 각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청문회 답변에서 성장률 수정치를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4%로 수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0.7%로 낮췄다. 정부는 재정 조기 집행 등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거두면 올해 마이너스 성장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도 2%로 잡았던 올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난달 30일 서울 이코노미스트클럽 조찬 모임에서 “지난해 4분기를 경기 침체의 시작으로 본다면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경기부양책이 나올 가능성도 커졌다. 정부는 우선 내수 진작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서비스 분야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의료·법률· 교육시장의 진입 규제를 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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