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매니저>미국 시스코社 존 챔버스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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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네트워크장비 분야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자리잡은 미국 시스코사의 존 챔버스(47.사진)사장의 꿈은 자사를 마이크로소프트(MS)나 인텔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는 것이다.

현재 PC운영체제와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윈텔연합'(MS사의 윈도와 인텔사의 펜티엄칩)에 자사의 네트워크장비를 추가해 이른바'윈텔코체제'를 구축한다는 것이 시스코사의 미래 비전이다.

시스코는 지난해 40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포천지 선정 미국 5백대기업에 처음으로 진입했다.지난해 매출증가율은 무려 1백7%.순이익도 1백16% 증가한 9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시스코의 이런 고성장은 기업들의 네트워크 구축과 인터넷 열풍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시스코의 주력제품인 라우터는 네트워크간의 정보교환이나 인터넷 이용에 필수적인 장비다.84년 설립이후 고성능 라우터 장비 분야를 선도해온 시스코는 93년 크레센도 커뮤니케이션스를 합병한 이래 13개 네트워크 관련 회사를 흡수하면서 급성장했다.

93년 당시 부사장직에 있던 챔버스는 기업인수.합병(M&A)을 주도하면서 회사를 성장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95년 1월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올랐다. 시스코의 매출중 약 40%가 M&A한 기업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있을 정도로 M&A는 시스코에 큰 이익을 가져왔다.이제는 주력제품인 라우터 시장의 75%를 장악했고,보다 값싼 네트워크 연결장비인 스위치 분야에서도 시장의 약 40%를 확보했다.챔버스 사장은 M&A 대상기업은 가능하면 같은 실리콘 밸리에 있는 기업이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멀리 떨어진 기업간의 합병은 직원들을'이산가족'으로 만들어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시스코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PC 관련업체들과의 협력체제를 구축,시스코 제품을 네트워크 분야의'사실상 표준'으로 만들 계획이다.

그러나 MS.인텔.컴팩등이 과연 시스코와의 협력에 만족할지,새로운 경쟁상대가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IBM과 왕컴퓨터에서 잔뼈가 굵은 M&A의 귀재 챔버스가 PC업계 거인들의 침입을 막고 네트워크 업계를 평정,소망대로'윈텔코체제'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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