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에 자금지원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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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대대적인 자구노력에 착수한 기아그룹에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이 협조융자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해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 이와는 별도로 산업은행은 기아특수강에 3백억원의 운영자금을 지원했다.

24일 제일은행 관계자는“기아그룹의 금융권 여신이 10조원을 넘고 관련 기업들이 많은데다 경영권 포기를 받을만한 주인이 없는 만큼 진로나 대농그룹과 같이 부도유예 협약을 적용하기는 곤란하다”고 전제,“제일은행이 단독으로 추가여신을 하기는 어려우므로 여신규모가 큰 금융기관들이 모여 협조융자를 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현재 기아그룹에 대해 정부에 제출한 것보다 구체적인 자금수급계획과 자구계획을 제출토록 요청했으며 그에 따라 구체적인 협조융자 규모등을 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기아그룹의 금융권 여신규모는 지난해말 현재 총 12조8천억원이며 최근 자금회수 움직임을 보였던 종금사의 여신규모는 3조8천억원(5월말 현재)에 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시중은행장은“부도유예협약이 적용된 진로나 대농등 다른 그룹과의 형평이나 기아그룹의 경영난등을 감안할 때 협조융자는 문제가 많다”면서“가급적이면 빠른 시간안에 3자인수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산업은행은 이날 기아특수강 군산공장을 담보로 잡고 운영자금을 지원하면서 기아특수강에 경비절감.조직감축등 자구노력을 요구했다.또 모기업인 기아자동차는 기아특수강이 해외전환사채(CB)를 발행할 때 일부를 인수해주는등 자금지원을 해주겠다고 은행측에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기아자동차를 비롯해 다른 계열사로부터는 자금요청을 받은바 없다고 밝혔다.

이종각(李鍾珏)부총재보는“보통 대기업에는 운영자금을 지원해주지 않았으나 경영합리화및 모기업으로부터의 지원약속을 받아 대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기아특수강은 지난 4월 2천1백억원을 들여 군산공장 3단계 공사를 마무리 지은뒤 산업은행에 운영자금을 요청해왔다.

한편 런던증시에서는 기아그룹의 자금난 소식이 전해진 지난주 이후 기아자동차의 주식예탁증서(DR)및 CB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지난 11일 발행가의 1백1.5%에 달했던 CB가격은 24일 현재(종가기준) 발행가의 92%까지 떨어졌고 DR의 가격도 11일 17.25달러에서 24일엔 14.50달러로 하락했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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