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엔 재무구조개선 주력 - 대기업들 사업계획 수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내실위주의 경영기조 강화''내수부진을 수출로 만회''재무구조의개선''지속적인 구조조정'-. 주요 대그룹들이 올 하반기 수정사업계획을 짜면서 거의 예외없이 적용하고 있는 지침이다.

경기침체등으로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데다 대기업의 잇따른 부도로 재무구조 개선이'발등의 불'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계기업은 과감히 털어내되 반도체.정보통신등 유망산업에 투자와 인력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은 올 상반기중 외형은 당초 목표를 그런대로 채운것으로 추정되지만 이익은 별로 내지못해'실속없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일부 중견그룹도 작년에 이어 계속적자로 알려져 기업들의 이익확보경영이 다급해졌다.

또 정부가 빚많은 기업에 대해서는 세금(법인세)을 무겁게 물린다는 방침이 발표되자 재무구조 개선에도 전에 없이 신경쓰고 있다.

◇현대=하반기 사업계획 수정은 ▶순익 개선▶재무구조 개선▶신기술 개발등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이와 함께 최근 올해 그룹 매출 목표를 78조원에서 80조원으로 상향조정했다.박세용(朴世勇)현대그룹 종합기획실장은“엔화 강세로 수출경쟁력이 다소 살아나고 있는데다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치고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등 경영여건이 나아지고 있다”며 “현재 손익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작년부터 시작한'견실경영'기조를 유지해 경영체질 개선을 마무리짓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따라서 하반기 경영계획을 크게 수정할 생각은 없지만 계열사별로 실적에 따라 조정토록 한다는것.특히 엔고등 외부 환경변화로 수출여건이 많이 나아졌다고 보고 수출증대에 주력할 방침이다.삼성은 7월중순 사장단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확정키로 했다.

◇LG=최근 구본무(具本茂)그룹 회장이 사업문화단위(CU)팀장 회의를 주재하고 환경변화에 발맞춰 하반기 사업계획을 수정했다.

8월부터 시범서비스할 PCS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을 최대 과제로 삼고 그룹 역량을 총 집결할 방침이다.투자는 크게 늘리지 않고 상반기 기조를 유지하면서 각 CU별로 수익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한다는 전략. ◇대우=최근 수익성 개선에 주안점을 두고'비상경영체제'에 돌입키로 했다.차입금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고 제조및 판매관리비는 20% 줄여나간다는 방침.사업목표는 수정하지 않는 대신 상반기가 끝나면 목표에 미달한 계열사의 경영진은 문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선경=하반기중 유공가스등 주요 계열사의 상장을 추진해 직접금융비중을 높이는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또 에너지-화학.정보통신.SOC등 고부가가치사업을 주력사업분야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한진=신규사업 진출을 최대한 억제하고'경영합리화'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쌍용=건설의 경우 실익이 없는 단순 수주공사는 포기하고 개발사업에 치중한다는 전략이다.각 사별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되 불필요한 자산은 매각하고 한계사업은 과감히 정리할 계획. 박의준.이수호.홍병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