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북미자유무역협정 경제적 영향 미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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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된지 3년반이 지났다.

협정 발효 전후에 나왔던 여러 보고서들은 NAFTA가 미국.캐나다.멕시코등 회원국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었다.그러나 지금까지 실제로 나타난 경제적 변화는 예상과 달리 미미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4년 발효 이후 지난 3월말까지 NAFTA로 인해 일자리를 잃고 보조를 요청한 미 근로자들은 11만6천5백여명으로 집계됐다.미국에서만 약 3백만명이 일자리를 잃고,3국 전체에서 수천만개의 다른 일자리가 새로 생기리라던 한 보고서의 전망과는 영 딴판이다.

회원국간 교역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미 캔자스주에 있는 한 미국 기업의 대(對)멕시코 매출은 지난 30개월간 20~25% 늘어나는데 그쳤다.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NAFTA가 없었다면 매출액 증가가 다소 줄었을지도 모르지만 큰 차이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NAFTA가 이처럼 당초 예상과 달리 3국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은데 대해 여러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예컨대 미국.멕시코간 교역은 NAFTA 발효 훨씬 이전인 80년대초부터 이미 빠르게 증가해왔고 양국간 교역에 적용되는 관세율은 협정 발효 이전에도 충분히 낮춰져 있었다.따라서 NAFTA로 관세가 완전 철폐됐다 하더라도 그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NAFTA의 긍정적 효과도 물론 적지않다.멕시코 입장에서 보면 NAFTA에 참여함으로써 자국 경제에 대한 신뢰감을 높일 수 있었고 이는 94년 멕시코가 페소화 위기에서 벗어나는데 크게 한몫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멕시코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를 촉진하는데도 보탬이 됐다.

하지만 미국에는 여전히 NAFTA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최근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인중 상당수는 NAFTA가 미국내 일자리를 크게 위협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샬린 바셰프스키 미무역대표부(USTR)대표는 최근 한 기자회견에서“NAFTA를 반대하는 논의는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야당인 공화당은 NAFTA 반대 여론을 등에 업고 칠레나 다른 남미 국가들의 NAFTA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클린턴 정부에 흠집을 내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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